간호학과 여학생 대장내시경 후기
간호학생입니다.
혈변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마취는 하지 않았어요.
문제는 처음에 의사 선생이 내시경을 직장이 아닌 질로 넣었다.
난 일부로 한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간호사가 3명이나 있어서 그렇다.
난 당황해서 말하려고 잠깐이라고 말했는데 의사가 평온하게 괜찮아요, 원래 불편하다고 그랬다.
의사가 평온해서 순간 내가 착각한 줄 알았는데 5초 뒤에 의사 본인도 놀랐는지 얼른 빼고 나서 자연스럽게 다시 넣었다.
불편해요란 말과 함께 말이다.
인터넷을 둘러봐도 장천공 이야기만 나오고 나 같은 사례는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이게 시간이 지나갈수록 수치스럽다.
요도도 아니고 항문이랑 거기를 구별하지 못할 수 있는 건가?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내가 국내 최초 사례인 것 같다.
이것과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전자는 고의가 아니었을지 몰라도 후자는 다르다.
환자 검사 부위가 아닌 질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공의가 있었다.
서울 소재의 종합 병원에서 전공의 근무를 하던 의사는 혈변으로 내원한 여성 환자에게 직장수지 검사를 실시했다.
직장수지 검사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신체에 손가락을 넣어서 혹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직장암이 의심될 때 주로 시행된다.
의사는 검사를 하다가 검사 부위가 아닌 질에 손가락을 넣었다.
이에 환자는 의사가 추행할 마음을 먹고 고의로 저지른 일이라고 소송을 걸었다.
항소심에선 의사를 유죄로 봤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지난 2022년 6월 대법원은 이렇게 전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이 고의로 질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고 단정하는 방향으로 묘사가 점점 풍부해져서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대법원 측은 해당 사건을 2심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